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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사혜준(아들)/ 박보검ㅣ사영남(아빠)/박수영ㅣ사경준(형)/이재원)
네가 지금 술 처먹고 다닐 때냐?
오늘은 그냥 넘어가 주세요.
그렇게 나약해 빠져서 세상 어떻게 살래?
아빠가 지금 뭐라고 안 해도 내가 더 괴로우니까 그만해...
아빠는 네 나이 때 공사판 다니면서 식구들 먹여살렸어
너는 네 한 몸만 건사하면 되는데 뭐가 그렇게 괴롭냐!
괴로운 거 말하면...아빠가 날 이해해 줄 거야?
내가 언제 너 이해 안 해준 적 있어?
오디션 떨어졌어.
잘 됐다. 그럼 이제 군대 가면 되겠네.
결국 그렇게 끌려가네, 나 봐라 군대부터 딱 갔다 온 거
우리 같이 가난한 집 애들은 국가의 의무는 빨리하는 게 좋아
너 군대 가는 것 때문에 네 형이 얼마나 걱정하면 그런 소리를 하겠어
군대는 숙제야 언제든 갔다 와야 돼. 숙제를 안 하면 뭘 하든 계속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.
그럼 누가 더 괴롭겠어? 내 인생인데 누가 더 괴롭겠어?
그러니까 누가 너한테 모델 하래?
너 모델 한다고 설렁설렁 다닐 때 네 형은 과외 한 번 안 받고 서울 대갔어. 부모가 뒷받침 못해줘도 네 형은 해냈어.
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는 게 제일 쉬운 거야. 난 형보다 먼저 사회생활 시작했어, 탑모델됐고...
톱모델 됐다고 길거리 다녀봐야 알아보는 사람 하나 없더라
뭐?
야 네 운이 거기까지야, 이제 땅으로 내려와서 현실을 봐. 너 그 잘난 사회생활 7년 했는데, 통장에 돈 얼마 있냐?
너나 나나 각자 도생해야 돼, 가난한 집 장남이라고 희생하는 거? 난 그거 안 해.
가난한 거(?) 좋아... 근데 이렇게 사람을 물어뜯어야 되냐?
사회에서 물어뜯기고 집에 와서는 더 뜯기고! 가족이라면서, 날 위한다면서!
야! 가족이 무슨 만능키야?
그럼! 내 인생에 훈수 두지 마. 고등학교 졸업하고 아빠한테 손 벌린 적 한 번도 없어.
왜 내미래를 자기들끼리 상상해서 날 무시해?
너 이제 피해의식까지 생꼈냐?
내가 피해의식이면, 넌 사이코패스야!
오디션 떨어졌다 그러면. 안됐다,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냐...이러는 게 상식 아냐?
잘 됐다, 군대 가야 된다. 그게 인간이냐?!
이놈의 새끼가 진짜 이게! 너 지금 나(아빠)한테 인간이냐고 그런 거야?
이게 인간 말종이네 부모한테!
[사혜준(아들)/ 박보검ㅣ사영남(아빠)/박수영ㅣ한애숙(엄마)/하희라)
어딜 가? 얘기하다 말고
들어가, 엄마 아빠랑 할 이야기 있어
누구 말 들어?
아빠말, 엄마말(동시에)
엄마 말 들을래 (쾅/문소리)
저놈에 새끼 저거 뺀질거리는 거 봐봐 저거!
해맑아서 좋네, 기 안 죽고
당신 진짜 왜 그러냐!
저러다 애 망가져...
지하고 싶은 거 하게 놔두면, 지 밥벌이도 못하고 평생 빌붙어 살지도 몰라!
아예 그렇게 되라고 고사를 지내. 부모가 돼서 그런 말 입 밖에 내고 싶어?
부모니까, 걱정돼서 그러는 거지!
무슨 걱정을 그렇게 후지게 하니? 부모가 자식 안 믿어주면 누가 믿어줘?
집 밖에 나가봐, 까대려고 번호표 받고 기다리는 사람들 천지야
남자잖아. 결혼하면 처자식 먹여살려야 하잖아 그게 보통 일이야?
처자식을 왜 남자만 먹여살려야 돼? 당신이 지금 나 먹여살리니? 당신만 일해?
당신 같은 사람이 또 어디 있겠어, 어디 가서 만나?
당신도 만났는데, 우리 해준(아들)이가 왜 못 만나? 난 해준(아들)이하고 싶은 데로 해주고 싶어.
물론, 당신 말대로 애 망가질 수 있어. 그렇지만 적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거 하고 망가지잖아
당신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봤어?
하고 싶은 거 하면서 어떻게 살아? 먹고사는 게 장난이야?
머리도 좋고 공부도 잘했다면서 (그런데도) 스무 살도 안 돼서 생활전선 뛰어들어서 지금까지잖아.
우리.. 우리 애들한테 숨통 좀 튀어주자, 그러려고 나 일하는 거야.
난 평생 노동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지만, 우리 애들은 나보다 나은 삶 살기를 바래.
인생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다는데 그거 꺾는 손이 내가 되고 싶지는 않아.
당신이 하게도 안 둬.
[사혜준(아들)/ 박보검ㅣ사영남(아빠)/박수영]
할 얘기 있어
뭔데?
미안해... 너무 후회돼… 너 힘들 때 아빠가 힘이 돼주고 응원해 주지 못해서.
다 지난일이야.
아빠가 열등감이 있어서 그랬어... 제일 후회되는 건 너한테 손댄 거야.
네가 미워서 그런 거 아니야. 뒷받침해 주고 싶은데 해줄 능력이 안 되니까..
나한테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어.
네가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잘났고 대단하니까 지레 겁먹었어.
나도 미안
네가 나한테 뭐가 미안해, 잘한 거 밖에 없어 넌 고등학교 졸업 이후 네 용돈 네가 벌어 썼잖아.
아빠 미워한 적 많아
괜찮아, 아빠 미워해도 돼, 아빠가 잘못했는데 뭐.. 미안해하지 마
아빠가... 날 위해 그랬다는 거 알아
그거 알면, 됐어… 아빠, 그건 진짜야. 말이 서툴러서 그렇지
이렇게 말해주니까 다 풀려. 이제라도 아빠가 인정해 주니까, 마음이 편해져
나 아빠한테 인정받고 싶었어
이럴 때 한번 안아야 되나?
안는 건 아닌 거 같아.
그래 그건 아니다
표현할 수 있을 때 마음껏 표현하세요
기억하세요.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님을...
파이팅:D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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